삼학도 복원화의 문제점과 그 대안

                - 예향의 디즈니랜드를 향하여-

                                                     원동석

1 복원의 컨셉이 없는 복원화

오래 전부터 예술가들 사이에서 삼학도를 살려내자는 복원화 운동이 제기되었을 때 나는 반대의 냉소적 입장을 취해왔다. 이미 바다를 메워 육지화되고 3개의 섬중에 2개가 사라지고 남은 섬도 절반이 훼손된 마당에 원래 예술적 감성이 부재한 시의 안목이나 복원화 계획 프로젝트를 만드는 지역 교수팀, 시공업체들에게 세금 낭비의 돈벌이나 시키는 개악이 될 것이 뻔 하였기 때문이다. 오늘의 공사 진행 결과 내 예상은 그대로 적중하였다. 한마디로 예술가들이 삼학도 살려내자고 하였을 때 가졌던 추억과 꿈을 무참히 부서 버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심미안을 가지고 주변 공간을 돌아보자. 산을 깍고 바다를 메우고 제방을 쌓고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도시공간의 틈새에 우리의 시선을 쾌적하게 하고 자연과의 친화감정을 살리는 환경 설치물이 어디에 있는가?  예술이 숨 쉴 자리가 어디에 있는가?

경제 개발 논리를 앞세워 자연을 파괴하고 생태계를 교란하여 멸종시켜나가는 인간 탐욕의 대가가 무엇인가는 현실의 이익에 눈먼 경제동물을 제외하고 잘아는 일이지만, 그 대가를 문화예술적 가치로  환치하도록 촉구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책무이다.

현재의 진행중인 삼학도 공사는 복원의 의미화는 전여 상관없는, 여기저기서 난발하고 있는 도시공원의 유행 볼거리들을 짜 맞추어 놓은 , 어디서 흉내 낸 설계의 독창성도 전무한 것이며 그것도 반생태주의적 개발이다. 그래서 의식있는 시민들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

문제점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이미 절반이상이 깍여 나간 제2의 삼학도를 중심으로 원형의 인공수로를 만든 발상이 기발하지만 어떤 문화적 상징의미도 없다.  도대체 멀정한 산 주위에 인공수로를 만든 이유도 이해 하기 힘들지만, 촘촘히 시멘트를 바른 석축으로 둘러싼 수로에 수초와 어종을 기른다는 발상 같은데 이 반자연적 해악은 지나가는 고기도 웃을 일이다. 이를 설계한 디자인교수나 시공업자도 자기집 정원을 그렇게 몰상식하게 만들어서 안된다. 인공수로로 둘러싸인 섬을 상징하고 싶거든 한국을 비롯하여 유서깊은  중국이나 일본의 수중 정원을 돌아보면서 어떻게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지  공부해야 할 것이다.

2. 인공수로를 따라 도는 산책로는 도시의 흔한 보도불럭으로 일관되어 있는데 친환경 개념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당연히 나무블럭으로 하든지 자연석으로 모자익하여 자연성을 살려야하는 데 처음부터 시멘트로 처바를 생각하는 자체가 수준 이하이다.

3. 빈약해 보이는 목책의 경박성과 알아보기 힘든 학을 디자인한 가로등의 부조화.

4. 수로를 건느는 다수의 철제 교량의 디자인은 심플한데도 전혀 형태나 색상면에서 주위의   부조화를 조성한다. 그 의도가 다리 아*래에서 야간 조명을 통해 교량의 미를 과시하겠다   는 시도 같은데 교량디자인 자체가 꼴불견인데 무얼 관광시키는가?

또한 야간조명의 남발은 도시에서 어울릴지 모르나 잠을 자야하는 생태계의 교란일 뿐이며 에너지 낭비이다

5. 새로운 수종의 식재로 자연경관을 돋보인다는 시도는 좋을지 모르나 해양의 기후조건에 맞는 선택과 원래 삼학도 생태 수종을 살리는 쪽이여야한다.

6 번지점프, 케이블카, 전망대 설치등은 원래 높지 않는 삼학도의 포근하고 울창한 자연성을 거역하는 반심미적, 개발 이익에만 눈 먼 발상이며 유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자는 소리나 다름없다. 산은 인간기술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 순수한 모습의 신화를 간직해야 한다.

7. 음악분수광장, 윈드서핑장 등은 서양적 관광물을 이식하기 전에 우리 고유한 것이 없는가를 고려하지 않는 발상이다.  

종합하면 삼학도를 삼학도답게 하는 문화적 컨셉이 부재한 상태에서 거칠은 하드웨어만 나열되어 있지 이를 작동하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이다. 

       2. 복원의 대안은 무엇인가?

이미 지형을 상실한 삼학도 원형 복원은 불가능 하며 의미도 없다. 처음 삼학도 육지화론이 제기되었을 때 곤궁한 목포 살림에 무슨 배부른 타령인가 하여 박정희 개발독재론을 내세운 시당국의 강행한 결과, 오늘날 해양오염의 주범인 공장 기업들, 유흥 주점의 난발로 만신창이가 되었다가 다시 복원화라는 성형수술을 밟고 있는데 아예 본모습조차 기억해 낼 수없는

억지 춘향을 만들어 두 번 죽일 모양이다.    

복원의 의미는 사라진 추억의 즐거움, 과거의 재현, 고풍스러운 옛맛, 전통을 되살리자는 것이다. 전통의 재생, 그 지속성의 가치가 인간의 내면성에 깃든 신화적 문화의식이다.

현대화의 변화 속도가 빠를수록 이를 제동하는 인간의 회귀감정이 발동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모든 예술의 뿌리는 여기에 있고 새로운 창조력을 충전 받는다.

목포의 명승 절경이라 함은 유달산과 삼학도가 음양의 원리처럼 서로 어울러저 있기에 추억의 뇌리 속에  이난영의 노랫말처럼 살아있는 것이다. 목포를 예향이라 한 것도 이같은 자연 환경이 예술인을 키워냈기 때문이다. 삼학도가 짓밟혀지자 예술인도 생기를 잃기 시작했다. 살려내자는 목소리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복원을 위한 기본 콘셉은 다음과 같다.

1.이름만 남은 삼학도가 바다 가운데 섬이었다는 사실을 실물로 주지시키기 위하여 육지와 연결되는 도로를 모두 끊어 내어 새로 수로를 내고 교량을 설치하여 바닷물이 돌아나가게 해야한다. 그 해로의 넓이는 작은 배들이 돌아다닐 정도이어야 한다.  섬이라는 사실 자체를 각인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복원의  기본 순위이다. 그 공사는 바다를 메꾸는 축방공사 보다도 쉽다. 그 하나만으로 삼학도를 찾는 관광 가치는 충분하다.

2 삼학도에서는 어선들의 풍어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삼학의 해신과 유달의 산신을 모시는  사당을 고풍스럽게 지어야한다. 자연의 신들을 모심은 우리의 오랜 신앙 전통이다.  일제가 저희들이 모시는 불상을 유달산에 선점하는 바람에 정작 유달산신은 제사밥 먹을 자리가 없다. 마주보는 삼학의 2개 산봉에 사당을 짓고 철따라 제사해야 한다. 그것은 삼학도 정체성의 확립이다. 이름난 산에는 그 산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다는 사실은 중국이나 ,일본이 다같디.

3 삼학도에서는 단오놀이, 추석놀이 풍속을 벌이었다는 점에서 각종 민속제전을 벌일 수있는 야외 전용 공간과 그네 타기,외줄 타기, 투호 등 각종은 민속놀이 기구를 설치하며 경연대회도 벌인다. 또한 항구답게  해양민속박물관도 건립한다

4. 삼학도에서는 수영을 즐겼던 모래사장과 목선 제작소 있엇다는 점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인 수영장시설하며 요트나 윈드서핑장이 아닌 우리 전통의 돛배를 살리는 계류장 설치가 필요하다. 조선 전통의 거북선이나 판옥선을 복원 전시하거나 우리 범선을 해상에 띄운다

5. 삼학도에서 시도 읽고 그림도 그린 풍류를 즐겼다는 점에서 소박한 한식 오두막들을 많이 지어서 누구나 청소년 문예동호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6. 유달산에 있었던 봉수대와 개항 상징인 삼학도의 등대를 고풍하게 재현하여 전망대를 대신하게 한다. 건물이나 시설물 자체가 예스런 예술미의 스타일을 창조해야 한다.

7. 김대중 기념관 대신에 근현대사에 빛나는 역사적 인물과 문화 예술인을 선정하여 이들의 영정, 초상조각물, 기록물을 보관 전사하는 종합적인  남도인물 기념관을 만든다.

8. 해양민속마을을 조성하여 남도 음식의 풍부한 먹거리, 볼거리며 숙박도 제공한다. 찰영세트장으로 활용하게 한다. 전통 혼례식이나 잔치도 여기서 치루게 한다.

9 남도인의 예술작품들과 야외 설치물을 해마다 전시 보관하여 남도예술을 관광히게 한다

야외 조형물이나 설치물은 한꺼번에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누적시킴으로써 명실공히 삼학도를 예술의 창작공원으로 변화시킨다. 민예품 생산의 공방도 만든다.

10 어린이를 위한 예술창작실과 회관을 건립한다. 각종 생태체험 학습장도 만든다.

11. 그밖에 도시공간에서 잃어버린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시설물 설치가 시민들의 창안에 의해 마련된다.

이상의 건축 시설물은 철저하게 친환경적 소재로 사용하게 하며 울창한 숲 속에 들어앉도록 그 규모도 작고 소박한 전통미를 되살린 디자인이어야 하며 소규모가 예산을 절감한다. 처음부터 많이 짓지 않고 예비 후보지를 두어 목건축의 창작품이 늘어나게 해야한다.

현대적 관광물이나 디자인은 전국 어디에서나 볼수 있다. 그러나 삼학도에서는 옛맛이 나는 전통의 재생, 재현되는 모습의 독특성을 살려야한다, 그것이 목포라는 도시권 현대 공간과 또 다르게 예술적으로 살아있는 작은 공간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이 인간의 꿈과 환상을 심어주는 한국판 디즈니랜드일 수 있다

삼학도를 예스런 멋을 담은 예술의 디즈니랜드 만들어 가는 것 복원화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     

끝으로 이상의 대안 프로젝트와 기존 프로젝트를 공개적으로 비교 검토하게 함으로써 삼학도를 되살리자는 복원화의 가치가 어디 있는가 보여주자 . 삼학도 복원화 과정을 통하여 남도의 예술능력을 비약시키는 계기를 이룰 것인가? 언제까지나 몰취미한 관행의 상업풍토에 머물 것인가?                                         ( 전목포대 교수/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