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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17(목) 23:51 (MSIE6.0,WindowsNT5.1,SV1,.NETCLR1.1.4322,.NETCLR2.0.50727,.NETCLR3.0.04506.30) 219.251.189.78 1024x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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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대전과 관련 뇌물수수혐의 미술계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떠돌던 대한민국미술대전(이하 미술대전) 비리가 경찰수사를 통해 전면 드러나면서 향후 미술대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6일(수) 오전 브리핑에서 제자 또는 후배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각본대로 심사를 진행한 혐의로 전·현직 (사)한국미술협회(이하 미협) 간부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9명에 대해 불구속 입건, 이사장 선거 부정 혐의로 46명을 입건하는 등 총 1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술대전이 정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거쳐 1989년 미협으로 이관, 진행되면서 그간 지속적으로 야기되어 온 미협 심사위원들의 비리가 경찰 수사과정에서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미술대전 수상작의 90% 이상이 비리와 연루되어 있었다는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경찰 측은 “미술대전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금품로비가 만연되는 등 불신과 잡음이 계속되고 협회 차원의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공정한 미술계 풍토 조성 및 화단의 신뢰와 위상 제고를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수사 경위를 전했다.
‘뇌물대전’, ‘비리대전’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미술대전은 전국 600여 개 공모전 중 유일하게 문예위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는 대회로, ‘참신하고 독창적인 신인 발굴’을 목적으로 내걸고 근 50여 년 동안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신인 발굴은커녕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뇌물이 오가는 등 만연하고 있는 부정행위 때문에 미술계의 외면을 받아왔다.
엄종섭 갤러리가이드 발행인은 “미술대전으로 인한 오늘의 사태는 미리 예견되었던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아주 철저하게 조사해서 부패의 연결고리를 차단시키고, 부정에 연류된 사람들을 미협에서 영구제명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종섭 발행인은 “공정한 심사를 애초부터 기대할 수도 없을만큼 한심스러운 것이 미술공모전의 실태”라고 지적하는 한편 “현재 신인작가를 위한 등용문이 필요한 것이 분명한 만큼 극단적으로 미술대전을 폐지시키기 보다는 어떻게 투명하고 공정하게 공모전을 치러야 할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노재순 미협 이사장은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면서 “미협이 반성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노재순 이사장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성실하게 작업 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과 미술대전에 당선되어 현재 인기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까지 매도될까 염려스럽다”고 전했다.
미협은 지난 3월 공청회를 거쳐 현재 대대적으로 손질한 미술대전 운영규정을 문화부에 제출한 상태다. 바뀐 운영규정에서 눈에 띄는 내용은 미협 임원진의 심사위원을 뽑을 수 있는 권한을 아예 없앤 것, 심사위원자격 규정이 추가된 것, 운영위원이 심사위원을 두배 수로 추천해 심사위원이 사전에 미리 정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미협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시작될 미술대전은 88올림픽 체육관을 빌려 일반시민이 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며,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대상 후보작에 대해서는 개별 작품 심사와 더불어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한다.
하지만 미협의 이러한 대응이 지금까지 누적되어 온 비리와 여타 문제들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미술대전 파행운영은 미협의 주최자인 미협의 운영 미숙이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되어왔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향후 미술대전과 관련 타 분과(한국화, 서양화, 공예, 서예 등)에서도 조직적으로 사전 심사, 금품수수 등 유사사례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편집 : [태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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