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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의 그는 덥수룩한 곱슬머리 아래의 깡마른 얼굴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험악한 세상을 쏘아보는 듯하지만, 달리 보면 은근하게 세상을 관조하는 듯하다. 그만큼 그의 시선은 선명하고 맑다.
사십 세, 터무니없이 짧은 시간 동안 세상에 왔다간 판화가 오윤.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에서 만난 동향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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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예술을 꼽으라면 나는 서슴없이 오윤의 ‘모든’ 작품을 들겠다. 한두 개의 작품만으로는 도저히 치환시킬 수 없는 진정성의 힘이 그의 삶과 예술에 있다. 아니, 오윤의 삶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할지 모르겠다. 우리 민족, 공동체의 신명을 오롯이 담아내는 그는 시대가 낳은 샤먼이다.
민중의 삶, 민족의 기운, 민초의 생명력은 무엇인가?
그의 작품을 대하면, 그 펄펄 살아 뛰는 손맛, 칼맛, 선맛이 이 모든 질문 너머에서 기운생동한다. 모름지기 예술은 이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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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노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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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대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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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노래>가 보여주는 날카롭고 유연한 몸짓은 암울한 시대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었고, <마케팅>과 <지옥도> 연작은 전통양식의 활용을 통해 해학과 사회풍자를 빼어나게 드러내고 있으며, <통일대원도>가 보여주는 공동체의 신명과 해원은 오윤이 어떤 세상을 그리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 오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 구석이 저려온다.
‘그림마당 민’에서 처음으로 준비한 개인초대전이 바로 오윤의 판화전이었다.
전시가 잘 될까 걱정도 많이 했지만,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왔던, 요즘말로 하면 대박 난 전시였다. 곧 지방순회 전시가 결정되어, 부산의 전시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그는 겨우 열흘을 세상에 더 머물다 떠났다. 그게 전부였다. 지금 돌아봐도 인생이라는 게 참 덧없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오윤이 쓸쓸히 우리 곁을 떠난 지 어언 20년이 흘렀다. 오늘도 나는 나의 벗 오윤을 생각하며, 그가 보고자 했던 세상을 꿈꾸며 민족예술의 길 위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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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회장 김용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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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민예총)회장인 김용태님은 <미술과 생활>이라는 잡지사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그림뿐 아니라 글로써도 그의 생각을 표현했던 화가였습니다. 현실과 발언(이하 현발)의 창립회원이 된후 현발 동인전, 삶의 미술전, 민중의 아시아(JALLA)전에 꾸준히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가나아트 초대 주간과 <그림마당 민>의 관장을 지내기도 했고,민족미술협의회 사무국장, 민예총 사무총장 및 부회장, 제3차 국제문화전문가단체(CCD) 서울총회 조직위원장,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공동대표 등 수십년 동안 문화운동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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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06
가슴을 울린 작품하나 <민예총 김용태회장> 
